2022.01.13 l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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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후 지난 3년은 정말 압축적이었다. 크고 작은 위기들, 그 안에서 만들어낸 의미 있는 성취들, 그동안 만난 수천 명의 사람들, 배신과 전폭적인 응원 등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것처럼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서바이벌에는 성공하였고, 이제 정말 경영자로서 시험대에 오른 느낌인데 앞으로의 3년 뒤 나와 우리 회사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첫째, 계속해서 생존하고 성장하고 싶다. 고백하자면, 스타트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3년 이내에 매각하게 될 줄 알았다. 3년 넘게 다녀본 직장이 없고, 흔히들 그렇듯 회사를 하나의 아이템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회사는 그 이상이었다는 걸 배운 것 같다.
나를 믿고 깨어 있는 시간의 70%를 바치는 동료, 우리를 믿고 수백억의 돈을 투자한 투자자,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믿고 개선되길 바라는 연 수백억을 쓰는 고객들의 집합이었다. 이번 시리즈B를 준비하며 경영권 매각 제안이 들어왔을 때 선택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지금 이 회사가 가진 직원, 투자자, 고객들을 더 만족하게 하고 싶기 때문이었다. 2025년에도 스윙은 존재할 것이고, 지금보다 더 크게 성장해 있을 것이고, 계속 성장하고 있을 것이다.
둘째, 안정되기보다 변화하고 싶다. 물리적인 상태로 보면 무기체와 무생물이 가장 안정적인 상태이며, 반대로 살아 있다는 것은 불안정한 상태이다. 단순화하고 비약해서 얘기하면 가장 안정적이 되는 방법은 죽는 것이다. 살아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특권들을 더 누리기 위해 더 많이 먹고 마실 뿐만 아니라 더 많이 움직이고 더욱 변화를 즐기고 싶다.
아이러니하게도 존재 자체가 불안정인 살아 있는 생명체는 본능적으로 안정을 추구하게 되는 것 같은데, 이런 본능을 억누르고 존재 자체가 불안정인 지금 내가 다시 안정의 상태로 무생물이 되기 전까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살고 싶다. 흔히들 회사를 생명체에 비유하는데,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점에서도 참으로 맞는 비유가 아닌가 싶다. 2025년의 스윙은 지금과 완전히 다를 것이고 그리고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을 것이다.
셋째, 겸손하고 친절해지고 싶다. 내가 자신감이 있을 때에는 사실 내가 100% 알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던 경우가 많았고, 열의 아홉은 내가 틀리거나 그 당시에만 맞았고, 내 부족함을 운 좋게 알아차려서 고치려 하더라도 고칠 수 없는 점들이 너무 많았다. 정말 수도 없이 많은 이유로 친절함은 덕목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갖춰야 할 당연한 태도라는 것 또한 배웠다. 그런데도 때론 너무 피곤해서, 설명하기 귀찮아서 등 다양한 이유로 오만하고 불친절했던 적이 많았다.
더욱 무서웠던 점은 스타트업 대표로서 나의 성격이 회사의 문화에 주는 영향이 크다는 점이었다. 창업 이후 2년 이상 함께한 동료들이 생기면서 가끔 내가 할 법한 말을 그대로 읊는 친구가 보이는데, 조직이 잘 갖춰지고 있다고 흐뭇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내 부족한 인격이 회사문화에 반영되고도 있는 것 같아 등골이 서늘하기도 했다. 2025년에는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개인이 되고, 회사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다.
나는 새해가 그다지 즐겁지 않다. 사실 모든 명절이나 기념일들은 우리가 제한된 삶 중 상당 부분을 이미 소모했고 죽을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게 하고는, 시간이 흐르는 것이 마치 즐거운 일인 양 스스로 속이기 위해 만든 장치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나는 모든 기념일마다 내가 우주에서 아주 특수하고 예외적인 형태의 물질로 존재하고 있고, 곧 가장 안정적인 상태인 죽음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상기한다. 그리고 지금 이때, 살아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맘껏 누리고 싶다는 마음을 되새긴다.
나이가 들수록 뇌의 활성화 정도가 줄어들어서 시간이 더 빠르게 간다고 느낀다고 한다. 기차는 같은 속도로 지나가지만, 이 기차의 사진을 찍는 사진기의 셔터를 누르는 속도가 느려져서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이치와 같다. 노화로 인해 느려진 셔터를 다시 빠르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나가는 기차를 다양하게 바꾼다면 더욱 풍성한 사진 기록들이 뇌에 남아 시간이 길게 느껴질 수 있지 않을까? 혹은 누르는 카메라를 다른 기종으로 바꿔가며 셔터의 느낌을 다양하게 하면 점점 더 적어지는 그 순간들을 더 음미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출처: https://www.etoday.co.kr/news/view/2096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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